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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조직 생활에서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조직 구성원들이 ‘가짜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진짜 일’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조직이 커지고 성장할 때 ‘관리와 통제’의 필요성 때문에 ‘가짜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경영진은 이를 보지 못한다. ‘관리와 통제’의 다른 말은 ‘감시’다. 구성원을 믿지 못해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직에서 ‘가짜 일’을 줄이면 경쟁력은 향상되고 구성원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가짜 일’과 ‘진짜 일’을 파헤쳐보고 서울IR의 사례도 소개한다. 서울IR도 ‘가짜 일’이 전혀 없지 않다. 다만, ‘가짜 일’을 줄이고 ‘진짜 일’에 집중하자는 기업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당신의 기업은 어떻습니까?

 

‘가짜 일’과 ‘진짜 일’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정말 이 일은 가치가 있을까?’ 누구나 일을 하다보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일을 2가지로 나누면 ‘가짜 일’과 ‘진짜 일’이 있 다. ‘진짜 일’을 방해하는 ‘가짜 일’의 실체는 무엇일까? 예컨대 ‘의미없는 서류 작업, 시간만 낭비하는 미팅, 알맹이 없는 교육이나 계획’ 등이 바로 ‘가짜 일’이다. ‘가짜 일’은 직원 개인에게도 회사(조직)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우리는 직장을 다니면서 가짜 일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하고 있을 것이다. ‘가짜 일’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우리가 ‘가짜 일’을 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전통으로 포장된 관습과 관행들이 차고 넘치는 곳이다. 관습과 관행은 가짜 일을 만들어내고 많은 구성원들이 가짜 일을 ‘진짜 일’로 착각
한다. 관리자와 경영진이 ‘가짜 일’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최근 근무시간이 길기로 소문난 기업들도 ‘효율적으로 일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업무 방식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효율성만이 정답이 아니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이 되려면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가짜 일’을 하는 구성원에게 열정과 성취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가짜 일을 잘라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짜 일이 무엇인지, 또 그것이 동료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가짜 일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가짜 일’은 독버섯처럼 구성원의 열정을 삼켜버린다
조직에 만연한 가짜 일에 대하여 깊이 파헤쳐보자. 가장 대표적인 가짜 일은 ‘의미없는 서류작업’이다. ‘일일보고서, 주간보고서, 월간보고서’ 등 주로 상사나 경영진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드는 서류다. 구성원은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다. 상사나 경영진은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을 점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한다. 구성원의 오늘 업무는 간단한 상호 소통으로 충분하다. 대부분의 보고서는 상사나 경영진이 구성원의 업무를 감시하기 위해 만든 절차라고 생각한다. 상사나 경영진의 만족을 위하여 일일보고서를 만드는 ‘가짜 일’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가? 가짜 일로 낭비되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다. 출력, 보관, 관리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게 비용을 들여 보관된 보고서는 그 뒤 단 한 번도 다시 보지 않는다.

 

_서울IR은 어떻습니까?
서울IR은 일일보고서, 주간보고서, 월간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는다. 주간 미팅 때 추가 업무나 프로젝트 등 업데이트 사항만 간단히 정리해 공유한다. 출장 전 출장계획서를 만들지 않는다. 출장 전 약 20분 정도의 미팅으로 대신한다. 출장 후 출장보고서도 없다. 출장 후에 약 20분 정도의 미팅으로 업무 수행 내용을 점검한다.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진짜 일’에 집중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다른 ‘가짜 일’은 시간만 낭비하는 미팅이다. 직장마다 많은 회의 때문에 정작 자기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회의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말이 나왔을까? 시간만 낭비하는 미팅에 지친 구성원은 ‘회의 그만하고 일 좀 합시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기도 한다. 기업마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업무 시간의 20% 이상을 회의나 미팅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면 가짜 일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이뤄지는 미팅은 ‘업무 공유를 위한 보고 형식의 미팅’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토론 형식의 미팅’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형식의 미팅이 더 많은가? 보통의 경우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기업은 보고형식의 미팅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기업은 토론형식의 미팅이 많다. 명확한 목표를 갖고 하는 미팅인지, 상사의 만족을 위하여 하는 미팅인지 점검해보자. 회의나 미팅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 않은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_서울IR은 어떻습니까?
서울IR은 회의와 미팅을 최소화하고 있고 프로젝트 별 토론 형식의 미팅을 권장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주어진 시간에 활발하게 토론하고 업무의 성공과 성과 창출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미팅 내용은 1페이지로 간략히 요약해 공유하고, 합의된 사항은 즉시 업무에 적용한다.

 

왜 가짜 일을 하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당신 자신, 팀, 상사, 혹은 조직인가?

 

“분주하다는 것이 곧 진짜 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의 목적은 성과 혹은 성취에 있다.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1847~1931)의 말이다. 가짜 일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진짜 일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모든 조직이 스마트 워크를 추구하지만 가짜 일은 늘어만 간다. 조직이 커질수록 가짜 일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관리하고 통제해야 효율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짜 일이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조직 구조 내의 모든 분야에서 ‘가짜 일’이 생겨나고 있다. 해야 할 진짜 일은 늘 있기 마련인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짜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우리는 직접 목격하곤 한다. 자신이 ‘가짜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모든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이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① 나는 틀림없이 진짜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가?
                             ② 이게 바로 내가 꼭 해야 할 일인가? 회사의 목표에 부합하는 일인가?
                             ③ 내 일은 중요한가? 얼마나 중요한가? 왜 그런가?

                             ④ 나의 업무는 무엇인가? 내 일은 조직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가?
                             ⑤ 내가 해야 할 업무에 진정으로 집중하고 있는가?

 

위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고, ‘가짜 일’을 찾아 잘라내 ‘진짜 일’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가짜 일’을 전부 잘라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수록 ‘가짜 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동시에 ‘진짜 일’에 쏟는 시간을 늘려나가야 한다. ‘가짜 일’을 줄이고 ‘진짜 일’을 늘린다면 회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가짜가 진짜처럼 둔갑하는 일이 참 많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를 구분해내는 것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가짜 삶’을 살면 ‘진짜 삶’을 향유하지 못하는 법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가짜 일’을 버리고 ‘진짜 일’을 찾아나서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구성원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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