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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칼럼은 프라임경제 2021년 1월 29일자 온라인 기사로 게재되어 있습니다 -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인 BTS의 아미(Army). 강력함을 넘어 성숙함을 보여준 광경이 벌어졌다. 2018년 5월 빌보드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LA공항에 도착하는 BTS를 보호하고자 아미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리본을 묶고 일렬로 질서정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질서를 깨는 사생팬들로부터 보호막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 모습은 전 세계로 방영됐고, 성숙한 팬문화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됐다. 이 배경에는 BTS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팬들로 아수라장이 되거나 공항 시설이 파괴되는 등 도를 넘는 행동에 대한 팬덤 내부 자성의 목소리가 만들어낸 자정 노력이었다.

 

△공연장 일대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다른 가수가 나올 때 예의 지키기 등 기존 팬덤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갔다. 더 나아가 '긍정 전파하기' '미움에 살지 말고 전진하기' 등 캐치프레이즈를 공유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2019년 기자회견장에서 "BTS만의 특별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팬들을 만난 것이 우리의 특별한 점"이라고 답했는데, 이처럼 아티스트가 팬덤의 특별함을 언급할 정도로 BTS 성공에는 아미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BTS는 단순한 공감을 넘어 팬들의 삶에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콘텐츠가 있다. 사회의 억압, 편견과 싸워가는 10대 청소년을 위로하는 가사,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는 삶의 태도 등으로 팬들은 동질감을 느낀다.

 

팬들은 '나를 닮은 BTS도 해내는데, 나도 할 수 있어' '내가 가장 어려울 때, BTS가 나를 구해줬다'고 말한다. BTS와 아미는 단순한 관계를 넘어서는 특별함이 있다. 

 

관계의 특별함이 낳은 변화의 한 사례로 아미는 선한 영향력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BTS의 행보에 영향을 받은 아미들은 멤버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자국에서 다양한 자선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즈음 가수 임영웅의 팬텀 '영웅시대'가 눈에 띈다. 영웅시대는 비록 아미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성숙한 팬덤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창기 아미가 그랬던 것처럼 영웅시대도 상당한 내부 진통의 시기가 있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팬들이 다양한 SNS에서 모임을 결성하면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터져 나왔고 각종 이슈에 대해 가이드라인도 없이 팬클럽 간에 이견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도 아티스트를 닮아간다고 했던가? 대다수 성숙한 팬들에 의해 의견이 조율되면서 올바른 팬덤 문화가 정착됐다. 영웅시대가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기부와 봉사활동이었다. 

 

아미처럼 임영웅 생일에 기부와 봉사로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매월 가톨릭사랑 평화의집 쪽방촌 도시락 급식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임영웅 생일과 데뷔일 기념에 맞춰 다양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범적인 팬클럽으로 알려진 '영웅시대 밴드' 리더는 "임영웅을 만나 삶의 활력을 얻었으니, 우리도 그를 위해 뜻 깊은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30년 공직에서 퇴직 후 삶의 공허함을 느끼던 때 임영웅을 만나 위로를 받고 팬이 됐는데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렵게 자랐음에도 밝고 착한 인성을 갖춘 임영웅에 감동했다고 한다. 

 

나의 자녀가 BTS처럼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아미들처럼 많은 영웅시대 팬들도 같은 마음으로 임영웅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영웅시대의 특별함은 기부와 선행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비전, 슬로건, 행동수칙 등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스트리밍, 유튜브 채널 홍보, 광고모델 기업의 제품 구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임영웅의 사생활 침해 금지 △타 가수 비난과 비방 자제 △신체 접촉 자제 등 저속하고 과도한 행동을 지양하자는 수칙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2018년 아미가 BTS 멤버들을 보호하던 장면이 연상된다. 영웅시대는 '내 가수는 내가 지킨다'는 성숙한 문화를 지향한다. 창단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팬 문화가 아닐 수 없다. 

 

영웅시대 회원들은 40~60대 여성이 주축인 만큼 SNS나 스트리밍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웅이를 위한 참된 덕후교실'을 만들어 SNS 응원 요령 등을 배우고 있으며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BTS와 아미가 그랬듯 임영웅과 영웅시대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으면서 더욱 성숙해져 가고 있다. 영웅시대 팬들은 임영웅이 행복하고 잘되는 것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을 만큼 순수한 열정으로 뭉친 팬덤이기에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아름다운 동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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