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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에서 주주행동주의가 신고된 건수는 2010년 219건에서 2016년 392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상장기업이 6,000개 이상이고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약 3,000개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전체상장기업의 10% 이상 기업들이 행동주의투자자의 공격을 받았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최근 업계 보고에 따르면 행동주의투자자의 표적이 된 기업 수는 2016년 상반기에 306개의 미국 기업을 포함해 473개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 됐다. 2015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됐다. 이러한 주주행동주의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행동주의투자자의 경영 현안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었을 때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가지다. 표 대결을 하거나 승복하는 것이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표결로 대결하기 보다는 그들의 요구에 승복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2015년 기준으로 표 대결은 10건(7.9%)에 불과했지만 승복은 117건(92.1%)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행동주의투자자와 싸워서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금융 선진국에서는 ‘열린 경영’이 대세다. 따라서 미국 기업들은 행동주의투자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표 대결 등의 분쟁을 한다면 다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신뢰가 떨어져 회복 불가능한 상황까지도 갈 수 있다. 행동주의투자자들의 요구가 합리적이라면 기업 경영진은 열린 자세로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행동주의투자자가 회사에 요구하는 주요 경영 이슈는 다음과 같다.

 

  • 비즈니스 전략
  • 자본환원
  • 이사회 교체
  • 기업분할
  • M&A
  • 경영진 교체
  • 기업지배구조 개선

 

비즈니스 전략은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전략이 올바르지 않다면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한다. 자본환원은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등 주주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사회 교체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이사회 구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분할은 비핵심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스핀오프(Spin-off)하여 기업가치를 올리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M&A도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요구하는 이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행동주의투자자가 요구하는 단골 이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행동주의투자자가 요구하는 경영 이슈는 다양하고 정교하다. 그들은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행동주의투자자의 요구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다. 하지만 일부 행동주의투자자는 단지 주가 상승만을 도모하는 비합리적이고 무리한 요구로 경영진과 마찰을 일으키는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음은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알아보자.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이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신속한 경영신뢰성에 대한 환기
  • 자본환원 및 주주가치 향상
  • 경영전략과 효율성에 대한 재점검
  • 밸류에이션 상승
  • 투명성 제고
  • 기업지배구조 개선

 

위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경영 현안에 대한 무리한 요구로 정상적인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5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잘못된 주주행동주의에 경고를 보냈다.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은 한 강연회에서 “기업에 경영상 변화를 요구하는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과 주주 모두를 해롭게 하는 게임스맨십(Gamesmanship:반칙도 두려워하지 않는 승리지상주의)이나 선동적인 언행은 자제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행동주의투자자가 내부자 거래나 주가조작과 연결될 수 있고, 그럴 경우 가차 없는 처벌을 할 것이라는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 주주행동주의가 현실에서는 투기꾼들의 놀이가 되어가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투자자와 회사 IRO(Investor Relations Officer:IR책임자)의 인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투자자는 주주행동주의에 대하여 84%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에 회사 IRO는 19%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오히려 부정적 평가가 67%에 달한다. 그만큼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기업의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행동주의 투자를 주로 하는 헤지펀드(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자산운용 규모는 1,200억 달러로 최근 10년간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2000년 이전에는 주로 자본력이 약한 기업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대기업을 목표로 나서기도 한다.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 요구를 관철시켰다. 또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를 압박, 온라인 결제사업부문인 페이팔을 분사시키도록 했다. 최근 삼성물산을 타깃으로 삼은 엘리엇매니지먼트도 미국 반도체 회사인 EMC의 자회사 매각 관철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이후 S&P500 대기업 7개 중 한 개꼴(15%)로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회사 경영진 교체나 경영전략 변화, 구조조정 실시 등의 요구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적은 지분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배경엔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있다. 기관투자가 역시 목표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지지표를 던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을 100으로 할 경우 지난 해까지 S&P500 지수 상승률은 159%를 기록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헤지펀드 60개의 평균 수익률은 180%를 훨씬 넘었다. WSJ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요구를 거부한 기업이 주주총회에서 지분대결을 벌인 결과 헤지펀드의 승률이 80%에 육박한다”며 “과거 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던 기관투자가도 실제 표 대결에서는 헤지펀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행동주의투자자의 입김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도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시킨다는 찬성론과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참여로 경영이 효율화되고 이 결과 주주가치가 확대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칸은 “이베이와 페이팔 분사를 비롯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구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는 헤지펀드가 자사주 매입 등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연구개발(R&D)투자 대신 단기배당으로 기업의 이익을 강제처분하면서 기업의 생존기반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도 2014년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투자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일부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주주행동주의 흐름에 맞춰 영국, 일본 등 금융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스튜어드십 코드(Setwardship code)를 도입하고 있다. 스튜어십 코드는 자산운용사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고객과 수탁자의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스튜어드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 재산을 충직하게 관리하는 ‘청지기’의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과 수탁자의 자금을 운용할 때 어떻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일러주는 원칙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국내 자본시장의 문제를 직시하고 주주행동주의 흐름에 맞춰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가 2016년 연말에 도입되어 시행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다. 스튜어십 코드의 시행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고 국내 지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사례를 비롯하여 주주행동주의는 국내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히 요구된다. 기업들이 주주행동주의에 대비하는 방법은 행동주의투자자가 요구하는 이슈에 대한 사전 정비와 적극적인 IR이 핵심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행동주의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이슈는 비즈니스 전략, 자본환원, 이사회 교체, 기업분할, M&A,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이다. 경영진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전략이 올바른지 항상 점검해야 하며 자본환원(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적절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이사회는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기업분할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중장기 전략도 항상 점검해야 한다. 지배구조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적극적인 IR활동으로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주가일 때 행동주의투자자의 타겟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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